풍경
내 고향 장날에 (도라지 장아찌)
햇살이 내린 뜰
2011. 10. 31. 15:45
고향의 산에는 가을이 가득해
동창천 물고기..매운탕 맛이 일품이지.
표고버섯
산내장 도라지
산보리수 열매... 새콤 달콤 떨떠름한 그 맛
도라지 껍질 벗겨 꾸덕하게 말리고
차곡하게 여민 도라지에 고추장 양념 버물려 놓고(고추장, 조청, 마늘, 끓여 식힌)
잘 익어서 그 어린날 먹었던 그맛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틈에 가을이 찾아오고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었네
뭔가에 쫓기듯 살아 온 시간에 이 계절은 쉼표 하나 찍고 쉬었다 가라하지
그래서 찾은 곳
산으로 둘러싸인 내 고향 산내
그날이 장날이라 먼 기억을 더듬에 찾았는데
고향 어른들 키우신 푸성귀, 도라지, 산보리수 열매, 산내를 끼고 흐르는 동창천의 물고기...
그리고 어릴 때 엄마가 장날 꼭 사 오셨던 간갈치
그저 보기만 해도 그리움이 와락 달려드는데
까만 봉지에 추억을 사 담고는 돌아 온 날
그날이 며칠 지나고 도라지 꾸덕꾸덕 말려 오늘은 도라지장아찌를 만들어 보았네.
내 고향 산에는 도라지 지천이었는데
놀이 삼아 캐서 집에 가져가면 울할매 곱게 까서는 장독뚜껑 위에서 말렸지
그 말린 도라지를 고추장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어 주셨는데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가을이라 그런가 어린 날 그 맛이 너무나 그리워
기억을 더듬에 만들어 보았네
비록 그 맛이 아닐지라도 실망은 말고
고향에서 사 온 도라지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려하네.
도라지 그 귀한 맛을 기억하며
가을날 오후도 이렇게 저물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