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싶은 노래
험한 세상에 다리되어 / 영사운드
햇살이 내린 뜰
2011. 10. 6. 01:34
초가에서 옹기종기 여덟식구 아버지 큰 그늘에서 행복했었다.
앙상한 가지 끝에 나뭇잎 한 장
얇은 바람에도 폭풍을 만난듯 휘둘리듯
오늘 내 아버지가 꼭 그 나뭇잎같이 보여 내내 가슴이 저려온다.
어제랑 다른 바람이 불어도, 조금만 더워도 견디시지 못하고
가쁜 숨 몰아쉬신다.
태산같이 든든하던 내 큰산이었건만
스스로 숨쉬기조차 버거워 지셨는지
팍팍한 산골에서 여덟 식구 건사하기 얼마나 버거웠을까?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아버지의 고단했을 일생이
눈물겹게 감사한 생각이 든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우리가족 행복했으니깐.
어깨가 무너지도록 짐을 지고도 계절마다 피는 꽃 한 송이 지게끝에 매달고 오시던 내 아버지
소리없이 계절이 순항하듯 아버지는 어느새 그렇게
작아지셨는지
아침에 입원서약서 보호자란에 내 이름을 적고 보니 눈물이 핑 돈다.
올해 벌써 몇 번째인가?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듯 작으신 아버지, 내아버지.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주신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