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 이야기
야래향 쫓겨나다
햇살이 내린 뜰
2010. 11. 4. 11:05
불쌍한 우리집 야래향
내가 키우기 시작한 건 2년쯤 되었는데
남편은 꽃향기가 너무 좋다며 등려군이 부르는 "야래향" 흥얼거리기도 하였다.
작년엔 꽃 몇 송이 피워 감질나게 하더니 이 녀석 얼마나 잘 자라는지 쑥~쑥~~쑥 ~~~눈에 보일 정도라.
그러더니 올해 조롱조롱 꽃이 피웠다.
별 같은 꽃
사실 꽃봉오리가 벙글기전에는 나도 무척 기다렸지만 남편은 들락날락 애를 태웠는데
어느 밤 그 문제의 향기 피우며 작은 별 같은 얼굴 활짝 피었더라
밤늦게 퇴근한 나랑 남편의 기쁨이란 ㅎㅎ
그리고 빨려드 것 같은 향기
"우와~~~ 향기 죽여준다" 남편은 너무나 좋아라했고
아들딸 불러 향기를 맡아보라며 즐거워했어
그런데 갑자기 찬바람이 불더니만 서리가 하얗게 내려 온 동네 풀들이 하룻밤 사이에
뜨거운 물에 데친것 같았지
하여
난 베란다가 추울까봐 야래향을 거실로 모셔왔네
퇴근해서 현관문 열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야래향 향기가 어찌나 기특하던지
그런데 2일 전 밤에 남편이 말을하네
"야래향 베란다에 내도 안 얼지 싶은데"
옆에서 듣던 아들넘 "사실 엄마 야래향 향기가 너무 진해서 머리가 다 아파"
헉!!! 이 무슨.... 좋다고 난리더니. 배신을봤나.
하여 그 밤에 야래향 베란다로 쫓겨났어
녀석 억울한지 낮인데도 오늘은 꽃을 피우고 지나가는 차를 내려다 보고있네.
불쌍타 야래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