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동시
꽃마중 / 김미혜
햇살이 내린 뜰
2010. 3. 20. 11:16
진달래 꽃마중
분홍빛 꽃물 번지는데
애들아, 뭐 하니?
꽃놀이 가자
산골 마을 앞산 뒷산
봄 발자국 따라가자
봄을 먹자
한 웅큼 먹자
입술 가득 꽃물 환하게 들이고
진달래가 되자
봄빛이 되자
저 햇살과 같이 봄이 온다잖아요
산과 들에서 할 일이 너무 많은 계절이라잖아요
여기저기 뭉친 마음도 풀고 꽃마중 나가요
아지랑이처럼 해살해살 웃으며 방긋이 웃는 꽃 만지러가요.
참꽃도 피고요 민들레도 곱게 웃고요
제비꽃도 얼굴을 쏙 내밀잖아요
종일 꽃 발자국 따라가다 보면요
해가 서산으로 숨어버리는 것도 모르고 달님이
씨익 웃는 것도 모를 수도 있어요
그래도 꽃 만난 하루는 행복한 고단함이 있겠지요
너무나 바빠서 뱃속에서 밥 먹는 것도 잊고요,
그냥 그냥 꽃만나 행복한데요
까짓 배고프면 어때요.
가슴엔 향기로 부풀었을 텐데요 뭐.
어쩌면 노란 나비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꽃마중가요
어서요,
봄을 만나는 날 김미혜님의 동시집을 만났어요
과꽃 씨앗 한 봉지랑요
작가의 유년시절은 나랑 꼭 닮았네요
꽃거지가 되었다지요?
꽃이 피면요 몰래 꺾어와서 병에 꽂기도 하고요
어디서 꽃 피었단 이야기 들으면 달려갔다지요
어쩜 많이도 닮았네요
어른이 된 지금도 꽃처럼 순한 얼굴인 게 다 그래서였나 봐요.
꽃마중과 함께 온 과꽃을 어디에 심을까 고민을 하는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