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삼불사
햇살이 내린 뜰
2009. 10. 13. 17:15
삼불사...조선시대 건축물
정지해버린 시간.
금오산 자락..여기저기 흩어진 탑재를 모아 쌓아 올린 탑
도무지 아귀가 맞지않은 모습, 누가 저렇게 쌓았을까?
삼존석불...저 석불의 미소를 언제 볼 수있으려나.
뒷태가 천상 여인이다. 복스런 얼굴과 잘 조화가 된 불상
바람이 분다
살려고 애써야한다.
그렇게 애를 쓰다가 쉬는 하루는 그 누구도 침범못할 온전한 내꺼
그런날 찾은 남산자락에 위치한 삼불사.
신라인의 바램이 뜻을 모아 이룬 가람은 흩어진 잔해만 남기고
바람따라 사라진 그 자리에 그래도 생각있는 후손이 어설프게
부조화로운 탑을 쌓았는가보다.
어설픈 모습의 그 탑이 이 시간 가을볕을 불러모았다.
따글따글 익어가는 가을볕은 나무잎도 꽃도 열매도 그리고 나도 모르게
사~알~짝 붉게 익힌다.
관절에 남은 한점의 긴장도 동물적인 힘도 다 내려놓고
습자지에 먹물 스며들듯 나는 가을 속으로 스며들었다.
더 무엇을 바랄까?
그러면 되는걸
그렇게 살려고 애쓰지 않아도 오늘은 좋은걸
부조화로운 탑, 미소를 잃은 부처
자기가 익는줄도 모르고 익은 붉은 열매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작은 나
그렇게 보낸 경주의 가을날 하루
원래 자리로 돌아 온 지금 이 순간의 살아가는 힘이 된 그날.
잘 익은 햇살냄새가 온 몸에서 풍겨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