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 이야기
나목이 된 이팝나무 아래서
햇살이 내린 뜰
2009. 10. 8. 02:16
(2007년 어느 봄날 마지막으로 꽃을 피운 이팝나무)
(2008년 봄..)
새와 바람의 고향인 150 먹은 이팝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있었다.
등에는 햇살을 두르고 나목이 된 큰 고향을 바라본다.
강산이 변하고 또 변하고
바람이 들고 나고
새가 둥지를 틀었다 헐었다 몇 번을 했을지
그 세월을 묵묵부답으로 견뎌낸 오래된 나무는 이제 더는 밥을 퍼 나르지를 못했다.
봄이면 작은 미물에게까지 밥을 나르던 큰 고향인 나무는
퇴색되는 창호지같이 희미한 옛영화를 기억이나 하는건지....
가지는 하늘을 우르러고
귀하게 뻗었을 뿌리는 이제 조금씩 움켜진 흙을 놓고 있었다.
사그라듬의 모습이 저런거겠지
작은 바람에 마른기침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한가위 막 지난 오늘
마지막 한 줌의 그늘을 내게 내어주고
뚝뚝 부러지는 가지를 땅에 떨군다.
아~
이젠 저 가지끝에 둥지틀 이 누가 있을지?
*** 황성공원 입구에 서 있는 이팝니무는 수령 150년 추정합니다
해마다 쌀밥을 닮은 꽃 풍성하게 피웠는데 무슨 이유인지
2008년 봄부터 더 이상 잎을 피우지 못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