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표 김치
어제는 모처럼 쉬는날
종일 뒹굴거리다가 늦은 저녁상을 차리는데
전화가 왔네요
전화기 화면에 "어머님"이란 글이 뜨네요. 얼른 받았더니
김치 통 들고 오라십니다.
시누이가 김장을 했다면서.ㅎ
하나 밖에 없는 내 시누이
내가 결혼했을때 시누이는 고3이었지요.
대학 합격때 기뻤던 일
어렵게 대학공부를 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젠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지요.
고3때 만나서 그런지 내게는 늘 어린아이로만 보이는데
김장을 했다니요.
마당에 있는 밭에 배추며 무를 심어 풀 뽑고, 벌레잡고
내내 고생하더니 태어나 처음으로 김장을 했답니다.
두 달 전부터 어머님도 모시고 있지요
덕분에 제가 힘을 많이 덜었습니다.
참 고마운 시누이 입니다.
김치 통을 들고 서둘러 갔더니 절인 배추, 김치통, 양념통
여기저기 흔어져있는 그릇들
거실이 폭탄맞은것 같았네요.ㅎ
열 네포기를 했다면서
표정은 백 포기한 표정이었답니다.
배추와 전투인 무사의 모습이랄까
배춧잎 한 잎 떼서 맛보라며 한입 넣어 줍니다
아싹~아싹~
어찌나 맛나던지 ㅎㅎ
늘 어리게만 느꼈는데
이젠 다 컸다 싶었네요.
시누이가 해주는 음식에 감동~~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맛도 특별히 더 좋았고요.
"다시는 못하겠다 얼마나 힘드는지 몸살났다."
"엄마는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종일 잔소리를 했다
니같은 며느리 봤으면 시어미 속터져 죽겠다더라.."
자존심 상해 죽는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하하하~
꼭꼭 눌러 한통 가득 담아주네요.
살다보니 이렇게 귀한 선물을 다 받습니다
흐뭇하고, 대견하고..표현하기 어려운 이 마음.
웃음이 납니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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