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바람이 머무는 곳에서
햇살이 내린 뜰
2008. 5. 8. 09:02
융단 같은 왕릉에 바람이 미끄러지면
나는 맑은 차 한잔 마시고
바람이 머무는 곳에 누워 하늘을 본다.
태어나 왕조를 일으킨 왕의 무덤에도
이런저런 풀들이 돋아나고
내 누운 자리에도 바람 먹고 풀이 자라는데
무엇을 잡으려 아둥바둥 사는지
오월이 열린 서라벌 하늘은 초록이 눈부시게 반짝이는데
자칭 무수리인 내 삶도
통일국가 첫 왕인 박혁거세도
누우니 보이는 건 하늘뿐이구나
그냥 담담하게 바람같이 살련다.
꽁꽁 여민 내 가슴 풀어헤치고
저 보드라운 풀 닮은 바람이 스며들면
그것으로 만족할 뿐
금상첨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