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풍로초
햇살이 내린 뜰
2007. 10. 22. 09:51
처음 뵌 그분과 내게 전해준 풍로초..
자릴 잡았습니다. 사랑초랑 이웃이 되었네요.
한 송이 피었습니다.
쿵!
쿵!
무슨 소리일까요?
낙엽이 나뭇가지에서 손 놓고 땅에 떨어지는 소리?
남겨둔 까치밥이 한점 바람에 똑 떨어지는 소리.
아니랍니다.
저 소리는 내 심장이 내는 소리지요.
뭘 엄청 잘못했느냐고요?
아니면 심하게 놀랐느냐고요?
둘 다 아니랍니다.
지난 토요일 하루의 일과가 거의 끝나갈 무렵
누군가 저를 찾아오셨답니다.
처음 뵙는 분인데요.
풍로초 화분을 안고서 오셨지요.
연락도 없이 오셔서는 저 화분을 전해주고 서둘러 가셨네요.
가신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 화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식같이 애지중지 길렀을 화초를 내게 주신 그 마음이 고마워 가슴 뭉클했어요.
지난 봄이었나요?
그분의 블로그 화초들이 어찌나 고운지
갖고싶다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선뜻 주겠노라 하셨지요
그 약속을 지키시느라
올 들어 가장 추운 날 저 화분을 안고 오셨답니다.
어찌 감동하지 않겠나요?
가슴에 안고 집으로 오는데
심장이 쿵쿵 요동을 치더군요.
살며시 전해지는 화분의 향이 감동스럽도록 좋아서
몇 번을 향을 맡았지요.
집에 와서는 바로 물주고 자릴 잡아 줬더니
오늘 아침에 한 송이 피었네요
곱지요?
곱습니다.
곱고 말고요.
너무 갑작스러워 감사인사도 못 드렸네요
차 한잔 대접도 못했네요
그저 받기만 했네요
이 자릴를 빌어 감사인사 전합니다
잘 키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