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유월아!

햇살이 내린 뜰 2007. 6. 19. 09:52

                                 (당산나무 아래 바람도 시원하더라)

산으로 둘러싸인 내 고향을 향해

6월아! 푸른 길을 열어라.

 

큰 그리움으로 담긴 고향을 향해 친구랑 길을 나섰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5일마다 열리는 장날이네

그리 큰 장은 아니였지만 장터에 가득하던 점포들 거의 다 문닫고

몇몇 가게만  장터임을 말해준다

번창하는 고향이 아니라 씁쓸한데

“니 **씨 작은 딸 아이가?”

헉..세상에 나를 알아보는 어르신이 계신다.

도라지 파는 할머니 내 발목을 잡는다

외갓집 뒤 집에 살던 할머니란다

30년전 아이였던 나를 보고 처음 보는데

불혹의 나를 알아보시다니

할머니의 설명에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할매 총기대단하다..

 

고향에 왔음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심원사 현판이 보이고..)

                         (불국사보다 더 오랜 나이를 자랑하는 대웅전)

 

                                            (승방에서 내다 본 대웅전)

 

                                     (몇살일꼬? 말이없네..)

 

                                      (끈끈이대나물) 

                            (주인없는 빈 절을  목련나무 초록등으로 절을 밝힌다)

 

 

장터를 벗어나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심원사를 찾았다.

유월의 풍경은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싱그럽고

맑은 바람이 상쾌하다

물어물어 찾아간 절

입구에서 반겨주는 은행나무는 특이하게도 밑둥에 잔가지 수북하게 거느리고

탄탄하게 서있다

입구에서 마당에 밭을 이룬 “ 끈끈이대나물”

호박벌 그 순한 얼굴도 너무나 오랜만에 봤는데

친구는 나비가 파리만큼 많단다.

지천에 나비였으니...


신라 때 건립된 절

다 사라지고 대웅전만 남아

고색 찬란한 면모를 보여준다

스님이 상주하는 절인데

인기척은 없고

찻상이 마련된 승방에 들어

친구랑 녹차 우려 마시고는

산속의 고찰이주는 고요함을 만끽한다.

스님은 만행이라도 떠나신 건지 빈방엔 나와 친구가 주인이요,

몇몇 날아든 나비가 주인이요,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주인이렷다.

간단한 메모를 적어 놓고 돌아 나온다.


산을 뒤로하고 고향을 떠나오는 길

풋내 나는 첫사랑도 꿈을 키우던 친구들 모습도

아련하게 떠오르고 내 유년의 추억 속으로 길을 나섰던 친구가

너무나 고맙다, 시간이 흐르면 오늘 내 친구와의 시간도

고운 추억이 되어 그리움의 한 페이지가 되리라.


내 고향 6월은 고요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