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비 때문에
햇살이 내린 뜰
2007. 6. 15. 09:24
창문을 타고 내리는 빗물
빗길을 자동차 지나가는 철벅 이는 소리
중학교 자취방이 생각난다.
마루에 앉아 가지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날
빗물은 스며들지 못하고 보라색 구슬이 되어 가지 위에 맺혔다 똑 떨어지던 모습
그날 태어나 처음 비를 본 사람처럼 종일 비만 바라봤던.
휴대폰에 낯선 번호가 찍히고
숨차게 울리는 멜로디
낯선 목소리.잘못 걸려온 전화 때문인가?
아니면 비 때문인가
옆방에서 오빠랑 같이 자취하던 "할매"가 갑자기 생각난다
작은 키, 늘 웃는 모습 눈가에 웃음 따라 생겨난 주름
얼굴은 안 떠오르고 그 주름만 생각나네
말이 없고 찬찬하던 할매
지금이라도 전화를 하면 반갑게 받아 줄것 같은데
어떤 숫자를 조합해야 할매가 받을까?
스며들지 못하고 보라구슬인체 똑 떨어지던 가지 위의 빗방울처럼
오늘은 낯선 번호를 눌러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싶다
"따르릉~~"
제발 내 전화 한 번만 받아다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