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백탑
백탑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초록 바람이 향기롭다.
농부들 일구는 농토에 여린 싹들을 충실한 오월의 햇살은 튼실하게 키워내리라.
작은 길 느긋하게 오르면
저만치서 백탑이 손짓을 한다
여전한 모습으로.
어쩌면 저리도 말끔한지
앉은 자리에서 천년을 보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이다.
어쩌면 머리에 이고 있는 하늘에 청청수 가득한 옹달샘이라도 있는건 아닌지?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이 못낳은 아낙들이 지성들여 아들 얻는다는 탑
경주에서 유일하게 조성 당시 원형을 그대로 가진 탑니다
탑에서 만난 89세라는 어르신은 멀리 부산에서 오셨단다.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이 탑에서 치성드려 손주 낳았지"
"얼마나 효자인지 잘 생겼지"
그 정성이 탑을 닦아내니 이끼 낄 여유가 없어 뽀얀 얼굴 백탑인가보다.
"새댁도 열심히 기도하면 아들 낳을걸"
"기도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늙으신 어른이 들꽃 흐트러지게 핀 탑아래 정성껏 절을 하신다
장난기 가득하던 맘이 갑자기 숙연해지네
내 시어머니 혼인한지 10년이 넘도록 아이를 낳지못해
약이며 영험하다는 산천에 기도 드리다 마지막으로 이탑에와서 기도 드렸단다
어느날 꿈속에 탑 뒤산에서 돼지 세 마리 내려와 안기더라나.
그래서 내 남편을 시작으로 아들 삼 형제 딸 하나를 낳았지.
저렇게 기도하셨겠다..내 어머님이
젊은 내 어머님을 보는듯 하다
스님이랑 어르신 한 상에 밥을 먹고
스님이 주신 차 한잔 풍경소리에 비벼마신다
"여기 참 맑지요"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법당 안 연등에 불 밝히고
내 자리로 돌아온 날
오랜만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나원백탑은...
8세기 작품
오층탑이며 9m 옛금당 자리 뒤쪽에 건립.
2층기단형식
아래 기단..면마다 다섯개의 기둥새김
위기단...4개씩
1층 몸채는 돌 넷으로 짜맞추고
1,2층 지붕돌은 처마 받침돌과 별개이며
2층몸체 돌과 3층 위로 몸체돌 하나에 지붕 한개씩
3층 몸체에서 금동불 입상 출토
불진신사리 15과
경주에서 유일하게 조성당시 모습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