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아..저 한 송이

햇살이 내린 뜰 2007. 2. 20. 17:58

 

 

한 송이가 등돌려도 의심스런 일이거늘
어쩌자 드레드레
거꾸로만 피었는고
이러니 내 어쩌랴, 꽃 아래 와 섰나니
고개 들어야 송이송이 맘을 보여 주는구나'

 

 "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몇 생애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
(前身應是明月 幾生修到梅花)".

 

 

퇴계는 매화가 피는 겨울 섣달 초순에 죽었다.

그는 임종하던 날 아침에 “매화에 물을 주어라”는 말을 남겼다.
이승을 마감하는 마지막 시점에 남긴 멘트가 “매화에 물을 주어라”였으니,
그의 매화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무채색으로 가득하던 겨울을

이젠 다 털어버렸나?

오늘 보니 매화가 웃고 있었네.

가지마다 조롱조롱 봉오리를 맺더니

따슨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히니 더 는 참지 못하고

저렇듯 새아씨마냥 수줍게 웃네.

향기가 기가 막혀 말문이 꽉 막히네

세상에 최고로 무심한 이라도 저 모습보고는 사랑하지 않을 재간이 없으리라

조선 최고의 선비

퇴계선생도 매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만방에 고백했잖아.


오늘 시립도서관 앞에 핀 한 송이

어쩌면 가라앉았을 수도 있는 내 마음에

살랑살랑 봄 물결을 일으키네.

여리디 여린 한 송이.

저 귀여운 몸짓에 웃고 만다.

 

아~~ 나는 저 한송이에 올 한해도 부지런히 살아갈 희망을 품는다.